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지구촌 모습을 바꾸고 있다.

각국에서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전지와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고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싼 기름을 찾아 국경을 넘고 있으며,기름이 떨어져 고속도로에서 멈춰서는 차량도 급증했다.

태양전지 시장의 경우 아시아와 중동 신흥국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PV뉴스에 따르면 세계 태양전지 생산은 지난해 3GW(기가와트)를 돌파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점유율이 40%로 태양전지 시장을 선도해온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태양전지 생산이 2010년 15GW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기술에서 앞서가는 일본은 전국 우체국 배달용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바꾸기로 했다.

민영화된 일본우정그룹 산하 우편사업회사는 2만1000대에 달하는 우편 배달용 등 업무차량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업체에 우편물 집배에 적합한 경화물용 전기차 개발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전기차는 일반 휘발유 차에 비해 대당 가격이 100만엔(약 1000만원) 이상 비싼 게 흠이지만 연간 수십억엔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유가는 기업들의 근무 시스템도 바꾸고 있다.

미 IBM은 글로벌 인력 38만6000명 중 4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선택권을 주고 있다.

메릴랜드대와 리서치회사 록브리지 어소시에이츠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가 풀타임으로,9%가 파트타임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미국전자협회(AeA) 매튜 카즈미어첵 부회장은 "에너지값 상승으로 출퇴근비 부담이 커지면서 재택근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근로자나 고용자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선전은 홍콩 주민들의 주유기지로 변하고 있다.

홍콩의 기름값은 ℓ당 16홍콩달러(약 2160원) 정도지만 선전의 기름값은 ℓ당 1달러도 안 되는 5.3~5.8위안(800~870원) 수준이다.

기름값이 두 배 이상 벌어지면서 하루 약 5만대가량의 홍콩 자가용과 트럭들이 선전 쪽 주유소로 몰리고 있다.

홍콩과 중국 당국은 월경(越境) 주유족 때문에 모두 비상이 걸렸다.

이 밖에 미국에서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기름이 떨어져 멈춰선 차량이 작년보다 두 배는 늘었다.

기름값이 비싸다보니 미리 기름을 넣지 못하고 다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하영춘/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