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과 유럽에서 때아닌 우유 파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와 곡물값 폭등으로 축산농가들의 폐업 및 파업 사태가 잇따르면서 우유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30일 사료값 급등으로 문을 닫는 축산농가가 늘면서 시중에서 우유와 버터 등 유제품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우유 생산자단체인 중앙축산농가회의에 따르면 일본 축산농가 수는 지난달 2만1790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했다.

국제 옥수수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젖소용 배합사료값이 작년 말보다 약 16% 뛰면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한 축산농가들의 폐업이 이어졌다.

일본 축산농가들은 우유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우유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우유 생산업체들은 이미 지난달에 우유값을 10%가량 올려 당분간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유럽도 최대 생산국인 독일의 축산농가 파업으로 우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 ARD방송은 축산농가 단체인 독일낙농업협회(BDM)가 원유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27일부터 파업에 돌입,독일 각지 슈퍼마켓에서 우유 사재기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3만여명의 BDM 소속 낙농업자들은 곡물값과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현재 ℓ당 27~34유로센트인 원유 가격을 40유로센트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미 생산된 원유를 폐기처분하고 원유 운송을 중단하고 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농업소비자보호부 장관은 "낙농업자들의 어려움을 십분 이해하고 있으며 조만간 원유가 인상을 위해 관련업계와 협상을 벌이겠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AFP통신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네덜란드 등 인근 유럽 국가들의 낙농업계도 파업 대열에 동참할 뜻을 나타내면서 우유 부족 사태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