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코앞인데…中 '전력대란' 오나
폭설과 지진 그리고 국제 석탄 가격 상승으로 올 여름 중국에 전력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폐광산에서 채굴을 재개하는 등 화력발전용 석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베이징올림픽 시즌과 맞물리며 전력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은 물론 현지 진출 한국 업체 등 외국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0일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화력발전용 석탄공급망이 붕괴됐다.

쓰촨성의 화력발전량은 중국 전체 전력 생산의 3.7%에 그치지만 철도 등을 통한 석탄 공급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인근 지역 화력발전소 발전량이 크게 줄고 있다.

철도가 일부 정상화되고 있지만 재해지역 구호와 복구물자 운송에 우선순위가 주어지면서 석탄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다.

쓰촨성은 중국 서남부지역 자원을 동부로 운반하는 물류 교통 요지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는 안전 등의 문제로 폐쇄했던 광산을 다시 가동,석탄 채굴을 재개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중국 당국은 광산 붕괴 사고가 잇따르자 최근 몇 년 새 중소형 광산을 집중 폐쇄해왔다.

이와 관련,경제일보는 올 들어 약 1000개의 폐광산에서 다시 채굴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석탄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실제 안후이성 허난성 후베이성 등에선 석탄 보유량이 이달 들어 전달보다 10.5% 감소했다.

평균 석탄비축분은 7일치에 그쳐 작년 평균(15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 전력설비 중 화력발전이 5억5442만㎾로 77%를 차지한다.
올림픽이 코앞인데…中 '전력대란' 오나
한국전력 베이징사무소 박규호 소장은 "전력 소비가 연 평균 15%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에 이상이 생기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회사들은 이익 감소로 수난을 겪고 있다.

정부가 전기 가격을 통제하는 반면 원재료인 석탄값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석탄 가격은 정부의 가격 억제에도 불구,t당 750위안(105달러)으로 작년 초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수입도 여의치 않다.

국제 석탄 가격은 지난주 말 t당 150달러로 고공비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다탕 궈뎬 등 4대 전력회사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99%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력회사는 정부 지시에도 불구,전기 공급을 늘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인플레 우려 속에서도 8월 이전에 전기료를 7%가량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진출 한국의 대기업은 자체 발전기를 둔 덕분에 지난 1월 폭설로 인한 제한송전 때도 공장을 정상 가동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