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기와 양변기 등을 생산해 온 위생 도기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앞다퉈 고급 비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디자인이 뛰어나고 기능도 업그레이드된 비데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중.저가 제품 중심의 비데 시장에 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산업 대림B&CO 계림요업 등이 자체 도기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잇따라 고급 비데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개발한 비데는 양변기와 비데가 결합한 '일체형 비데'로 생활가전 업체들이 만드는 전자 비데(양변기에 전자 비데를 얹은 형태)보다 한 단계 고급화된 모델이다.

2002년만 해도 5%에 불과했던 국내 비데 보급률은 지난해 27%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연간 100만대 이상 팔려 나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2000억~2500억원 수준.이처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와 상품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일체형 비데의 선두 주자는 동서산업.타일♥위생도기 전문업체인 동서산업은 올해 초 '이누스(INUS) 비데도기'를 개발,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변기에 앉으면 원적외선이 나오며 야간에 다가가면 센서가 반응해 조명이 켜진다.

이 회사는 '모델하우스 지원팀'을 구성해 서초구 잠원동의 고급 빌라(상지 리츠빌)에 납품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진주 강남주상복합,인천 호텔 파이 등에도 공급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대림B&CO(옛 대림요업)도 최근 '스마트렛' 제품을 출시,대리점 판매망 구축에 한창이다.

계림요업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듀오렛'이라는 브랜드를 내건 일체형 비데를 내놓을 계획이다.

일체형 비데는 그동안 대림통상이 일본 제품을 본뜬 '도비도스'라는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으나 아직까지는 토토(TOTO) 이낙스(INAX) 등 일본 수입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국산품에 의한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권지혜 동서산업 이사는 "고급 주상복합,빌라 시장은 이미 전자 비데가 아닌 수입품 중심의 일체형 비데가 장악한 상태"라며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만큼 2~3년 내 일체형 비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기업계는 일체형 비데의 가격(80만~120만원)이 렌털 방식의 전자 비데(20만~60만원)보다는 비싸지만 수입품(250만~600만원)보다는 저렴해 점차 대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품은 한국인 체형에 맞도록 설계된 데다 노후 건물이 많아 수압이 낮은 국내 실정에 맞게 직수 방식 대신 양변기 탱크에 물을 담아 놓는 담수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수입품보다 수세력(水洗力)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