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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서 실을 뽑아 옷을 만들 수 있을까.

닥나무를 원료로 한 한지(韓紙)라면 가능하다.

'닥 섬유' 또는 '한지사(絲)'로 불리는 이 섬유는 가볍고 질길 뿐만 아니라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건조되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첨단섬유 못지않은 고기능성까지 갖췄다.

99.5%의 암모니아 탈취율과 황색 포도상구균ㆍ폐렴구균에 대한 99.9%의 항균성,황토 수준의 원적외선 방출기능이 그것이다.

쌍영방적㈜(www.ssangyoung.net)의 김강훈 대표는 한지사의 가장 두드러진 기능으로 '친환경성'을 꼽는다.

"화학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자연친화 섬유로 인체에 무해하고 생분해성이 좋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삶을 일컫는 요즘의 '로하스(Lohas)' 정신과도 부합 된다"는 것이다.

쌍영방적㈜은 2005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인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의 지원 하에 닥나무로 제조된 기계한지를 활용해 한지사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 산자부의 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RIS)을 통해 주관기관인 한국니트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한지사 대량생산 기술을 실현시켰다.

현재 한지사 제조 방법과 관련,두 개의 특허를 획득한 상태이며 최근 익산시 어양동에 신사옥을 준공,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섰다.

이 회사는 현재 한지사 생산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자체 의류브랜드 론칭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지사는 의류,생활용품,인테리어용품 등으로 두루 활용될 수 있어 사업성이 밝다"며 "먼저 영유아들을 위한 고급 의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하늘빔','한지메리','파피론(Papylon)','로하스한지' 등의 상표들을 등록하는 등 차례차례 계획을 실천 중이다.

내달 초순께 오픈을 목표로 인터넷 쇼핑몰(www.lohashanji.com) 구축 작업도 한창이다.

또한 한지사를 대량 생산,다양한 섬유 업체에서 제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잘 팔리는 제품보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는 "전통 한지와 현대적 섬유 제조 기술의 조합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독자적인 섬유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며 "타 섬유업체 또한 경쟁 상대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업계 차원의 상생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쌍영방적이 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지식경제부 관계자들과 한국니트산업연구원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