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우즈베크서 '코튼 로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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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1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페르가나시(市).
7,8세기께 동.서양 문물이 교차하는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통했던 이 곳은 이제 대우인터내셔널의 면방적.방직 공장이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현지에서 만난 우즈베크 사람들은 "까레아(한국인이냐)?"를 연발하며 친근감을 표했다.
붉은 색 페인트가 칠해진 거대한 단층건물인 DTC(우즈베크 면방 법인) 방적공장은 구소련 콤비나트 시절의 위용을 연상케 했다.
10여명의 여공들이 솜사탕같은 원면의 불순물을 손으로 제거하는 '혼타'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1996년 설립된 DTC는 외환위기 직후 터진 '대우사태'를 딛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회사다.
대우는 한때 우즈베키스탄에서 외국기업 최초로 자동차 전자 섬유 건설 은행 이동통신회사를 보유한 '대우제국'을 거느렸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섬유를 앞세워 '우즈베크 영토 회복'에 나섰다.
2006년 갑을이 운영하던 DTF(페르가나 면방법인)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4750만달러를 투자, 원면산지 부하라에 있는 DTB(부하라 면방법인)를 손에 넣어 모두 3개의 면방법인을 확보했다.
김일우 DTF 법인장은 "DTB가 내년 가동을 시작하면 3개 면방법인이 연간 24만260추의 면사를 생산, 인도계 스판덱스(21만9960추)를 누르고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면사와 면직물을 생산해 유럽,러시아,한국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사양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섬유는 우즈베키스탄에선 중요 기간산업이다.
대우가 우즈베크 섬유산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목화천국'인 우즈베키스탄은 지난해 면사 22만7000t과 면직물 8만1800t을 생산했다.
우즈베크 정부는 원자재가격 급등과 함께 국제면화 시세가 오르자 원면 가격 할인,세제 지원 등을 해주며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원면수출과 면 가공, 패션 상품 생산 등으로 경쟁력을 넓혀나간다는 복안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섬유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즈베크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섬유산업을 지렛대삼아 자원개발과 자동차부품 등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우즈베크 에너지 공기업인 UNG(우즈베크네프테가즈)와 공동으로 아랄해 인근의 35,36광구에 대한 탐사권을 따낸 대우는 다음달 합작법인(가칭 대우 우즈베크E&P)을 설립해 5년간(3년 추가 가능) 석유가스 탐사를 시작한다.
전병일 중앙아시아 총괄 전무는 "섬유를 통해 현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믿음을 줘 외국 민간기업 최초로 탐사권을 따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광업진흥공사와 공동으로 우즈베크 우라늄, 금광 개발사업도 본격화한다.
국내 차량부품 중소기업과 손잡고 현지에 자동차부품 공장을 설립,내년부터 GM우즈에 백미러, 와이퍼 등 부품을 공급할 계획도 세웠다.
페르가나(우즈베키스탄)=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