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대안투자팀장 "투자는 感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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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업계의 신데렐라' '수학도 출신의 떠오르는 금융공학 전문가'.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부 델타 주식혼합형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고 있는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AI(대안투자)2팀장(39)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혼의 펀드매니저인 그가 현재 업계에서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팀장이 만든 델타 시리즈 펀드는 업계에서 '전무'(前無)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수탁액은 1조7914억원(공모 1조2959억원,사모 495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불과 2341억원이던 수탁액은 1년 남짓한 기간에 665%나 증가했고 '동부델타프라임 1단위주식혼합'의 경우 공모형 상품이 16호까지 팔렸다.
이 펀드는 2005년 '틈새 시장'을 겨냥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당시는 특정 종목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이를 편입한 주가연계펀드(ELF)가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중소형 운용사인 동부자산운용은 판매망이 넓지 않아 이 분야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마침 모 은행 PB센터와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고민하던 이 팀장의 머리에 아이디어 하나가 스치고 지나갔다.
"ELF는 결국 증권사가 채권 형태로 발행하는 ELS를 사가지고 와 펀드로 만든 것인데 유사한 수익구조를 가지면서도 우리(자산운용사)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지요."
델타 펀드의 수익구조는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ELS와 유사하다.
그러나 ELS나 ELF와 달리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직접 주식을 매매해 수익을 달성한다.
이로 인해 세금 감면 효과가 발생한다.
ELS 편입 펀드는 파생상품 펀드여서 수익금 전체를 대상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동부델타 펀드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받고 채권 주식배당 등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도 한 몫 단단히 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코스피200지수가 -40%까지 빠져도 원금 보존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지수가 -40%~+20%까지 움직이더라도 최대 20%가량의 수익이 가능하다.
지난해 공모형으로 나오기 이전까지는 기관투자가와 일부 개인들을 위한 사모펀드로만 운용됐지만 2006년과 2007년 하락 장세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최고 소득세율 38.5%를 적용받는 자산가들에게는 최고의 상품으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4월4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운용을 시작한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3'은 이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8.74% 상승하는 동안 펀드 수익률은 17.3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한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5'도 코스피지수가 5.27% 빠지는 동안 5.37%의 수익을 냈다.
이 팀장은 "지수 하락에 대비한 방어가 커서 처음에는 수익률이 크지 않다는 실망도 나왔지만 조정 장세를 거치면서 판매사와 수익자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일반 고객들에게도 문을 열면서 수탁액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동부자산운용은 적립식처럼 돈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추가형' 델타 펀드도 올 하반기에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그는 그룹 차원에서 수여하는 동부그룹 경영대상에서 금상을 받았다.
2006년 51개 자산운용사 중 수탁액 기준으로 30위권이던 동부자산운용이 이 팀장이 만든 델타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1위로 수직 상승했으니 그럴 만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김철인 동부자산운용 부사장은 "이 팀장은 워낙 열정적이어서 자신이 만든 펀드를 직접 들고 끊임없이 판매사들을 찾아다니며 설명할 정도"라며 "원칙에 충실한 순수한 면도 펀드매니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덕목"이라고 평가했다.
이 팀장의 개인 이력은 증권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다.
이 팀장은 서울대 수학과(87학번)를 졸업한 수학도 출신.대학원에서도 수학을 전공해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1994년 당초 전산인력으로 입사한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과 합병)에서 주가지수선물ㆍ옵션 등을 접하면서 금융공학도로 변신했다.
이후 동원증권 금융공학팀,파생상품팀을 거쳐 2000년대 초반 금융 관련 벤처기업에서 영업과 마케팅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2년 동부자산운용에 입사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기본기를 충분히 쌓은 셈이다.
문득 그에게 '수학'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졌다.
그는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데 있어서 스스로 '논리적 사고'와 '추론력'이 체득화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답했다.
감정이나 막연한 예측을 배제하고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현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팀장은 "주변에서 향후 증시를 전망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가능하면 자의적 판단은 안하고 시장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한다"며 "어느 순간 방향성에 치중해 예측하면 거기에 영향을 받아 나도 모르게 시각이 한 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기 펀드매니저로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재테크 노하우를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의외로 '기본 원칙을 중시하라'는 것.투자는 적어도 1년 이상,가능하면 2~3년 정도 장기 투자에 치중하고 분산하라는 교과서 같은 답변이다.
이 팀장은 "최근에는 전 세계 증시가 같이 빠지고 같이 오르니까 예전보다 분산 투자의 매력이 덜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주식형과 채권형,국내와 국외,해외에서도 한 나라보다는 여러 나라에 나눠 투자해야 평균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며 "주식만이 아니라 원유 농산물 금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그는 "분산 투자는 반드시 많은 금액을 투자할 때만 지키는 원칙이 아니라 적은 금액부터 시도해야 할 덕목"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경제신문을 지속적으로 읽으면 경제 흐름과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문혜정/사진=양윤모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부 델타 주식혼합형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고 있는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AI(대안투자)2팀장(39)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혼의 펀드매니저인 그가 현재 업계에서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팀장이 만든 델타 시리즈 펀드는 업계에서 '전무'(前無)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수탁액은 1조7914억원(공모 1조2959억원,사모 495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불과 2341억원이던 수탁액은 1년 남짓한 기간에 665%나 증가했고 '동부델타프라임 1단위주식혼합'의 경우 공모형 상품이 16호까지 팔렸다.
이 펀드는 2005년 '틈새 시장'을 겨냥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당시는 특정 종목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이를 편입한 주가연계펀드(ELF)가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중소형 운용사인 동부자산운용은 판매망이 넓지 않아 이 분야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마침 모 은행 PB센터와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고민하던 이 팀장의 머리에 아이디어 하나가 스치고 지나갔다.
"ELF는 결국 증권사가 채권 형태로 발행하는 ELS를 사가지고 와 펀드로 만든 것인데 유사한 수익구조를 가지면서도 우리(자산운용사)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지요."
델타 펀드의 수익구조는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ELS와 유사하다.
그러나 ELS나 ELF와 달리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직접 주식을 매매해 수익을 달성한다.
이로 인해 세금 감면 효과가 발생한다.
ELS 편입 펀드는 파생상품 펀드여서 수익금 전체를 대상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동부델타 펀드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받고 채권 주식배당 등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도 한 몫 단단히 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코스피200지수가 -40%까지 빠져도 원금 보존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지수가 -40%~+20%까지 움직이더라도 최대 20%가량의 수익이 가능하다.
지난해 공모형으로 나오기 이전까지는 기관투자가와 일부 개인들을 위한 사모펀드로만 운용됐지만 2006년과 2007년 하락 장세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최고 소득세율 38.5%를 적용받는 자산가들에게는 최고의 상품으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4월4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운용을 시작한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3'은 이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8.74% 상승하는 동안 펀드 수익률은 17.3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한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5'도 코스피지수가 5.27% 빠지는 동안 5.37%의 수익을 냈다.
이 팀장은 "지수 하락에 대비한 방어가 커서 처음에는 수익률이 크지 않다는 실망도 나왔지만 조정 장세를 거치면서 판매사와 수익자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일반 고객들에게도 문을 열면서 수탁액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동부자산운용은 적립식처럼 돈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추가형' 델타 펀드도 올 하반기에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그는 그룹 차원에서 수여하는 동부그룹 경영대상에서 금상을 받았다.
2006년 51개 자산운용사 중 수탁액 기준으로 30위권이던 동부자산운용이 이 팀장이 만든 델타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1위로 수직 상승했으니 그럴 만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김철인 동부자산운용 부사장은 "이 팀장은 워낙 열정적이어서 자신이 만든 펀드를 직접 들고 끊임없이 판매사들을 찾아다니며 설명할 정도"라며 "원칙에 충실한 순수한 면도 펀드매니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덕목"이라고 평가했다.
이 팀장의 개인 이력은 증권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다.
이 팀장은 서울대 수학과(87학번)를 졸업한 수학도 출신.대학원에서도 수학을 전공해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1994년 당초 전산인력으로 입사한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과 합병)에서 주가지수선물ㆍ옵션 등을 접하면서 금융공학도로 변신했다.
이후 동원증권 금융공학팀,파생상품팀을 거쳐 2000년대 초반 금융 관련 벤처기업에서 영업과 마케팅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2년 동부자산운용에 입사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기본기를 충분히 쌓은 셈이다.
문득 그에게 '수학'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졌다.
그는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데 있어서 스스로 '논리적 사고'와 '추론력'이 체득화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답했다.
감정이나 막연한 예측을 배제하고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현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팀장은 "주변에서 향후 증시를 전망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가능하면 자의적 판단은 안하고 시장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한다"며 "어느 순간 방향성에 치중해 예측하면 거기에 영향을 받아 나도 모르게 시각이 한 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기 펀드매니저로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재테크 노하우를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의외로 '기본 원칙을 중시하라'는 것.투자는 적어도 1년 이상,가능하면 2~3년 정도 장기 투자에 치중하고 분산하라는 교과서 같은 답변이다.
이 팀장은 "최근에는 전 세계 증시가 같이 빠지고 같이 오르니까 예전보다 분산 투자의 매력이 덜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주식형과 채권형,국내와 국외,해외에서도 한 나라보다는 여러 나라에 나눠 투자해야 평균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며 "주식만이 아니라 원유 농산물 금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그는 "분산 투자는 반드시 많은 금액을 투자할 때만 지키는 원칙이 아니라 적은 금액부터 시도해야 할 덕목"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경제신문을 지속적으로 읽으면 경제 흐름과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문혜정/사진=양윤모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