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무관한 업체들까지 참석해 산업 보안문제를 논의,정책도 제안할 수 있는 포럼이라니…."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한국산업보안포럼(KISF) 창립총회에 참석한 국내 대학의 관련학과 교수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포럼은 업계, 학계,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보안 관련 과제를 수행하고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발족된 순수 민간모임이다.

관련 세미나와 국제포럼, '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개정을 위한 제안 등을 계획하고 있어 보안업계의 관심이 높다.

포럼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에는 300여명이나 다녀갔다.

행사는 성황을 이뤘지만 아쉬움도 컸다.

참가자 대부분은 '공급자'인 보안업계 관계자였고,산업보안에 힘써야 할 '수요자'인 일반 업체관계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발표자료를 담은 보안USB를 무료로 나눠주던 보안업체 닉스테크의 관계자는 "유용한 보안USB를 덤으로 얻어 좋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보안제품 구입을 문의한 곳은 일부 공공기관뿐이었다"고 전했다.

회의장 앞에 기밀유출 방지용 보안기기 전시부스를 마련한 보안솔루션업체 파이널데이터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회사 인재형 마케팅 이사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회사 기밀을 빼내려는 시도를 막아주는 기기를 하루 종일 설명했지만 구입문의는 거의 없었다"고 귀띔했다.

포럼 운영위원장인 김귀남 경기대 교수(정보보호학과)는 행사를 마친 뒤 "관련 서류를 갖추는 대로 지식경제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수요자'가 향후 포럼이 내놓을 성과물에 관심을 가져줄 것인가다.

진수성찬(보안제품)을 차려놓은들 먹을 손님(기업)이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산업보안의 가장 큰 문제는 보안의식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는 공성진 한국산업보안포럼 회장(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이 따끔하게 다가온다.

민지혜 산업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