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19일 이제 기관과 외국인 사이에서 氣싸움이 시작될 수 있는 시점이 온 것으로 분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장을 이끈 대표적인 두 업종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전기전자의 경우 외국인은 매수를 강화하나, 기관은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철강금속에서도 지난주부터 기관의 매도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

저점에서 충분한 수익을 얻었고, 지수 1900선을 저항권으로 판단해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외국인이 지수에 영향을 주는 업종 및 기업의 주식 매수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경우 기관의 입장이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 비중을 줄이는 기관 입장에서는 벤치마킹하는 지수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난처해지는데, 만일 지수가 더 상승하고 전기전자 등에 대해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된다면 액티브 펀드는 인덱스 펀드보다 나을 것이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기관 입장에서는 추가 상승보다 1900선 부근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 1800선에서 다시 주식을 살 기회를 잡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그러나 만일 기관이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 지수 하단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승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관 매수가 둔화된 것은 4월부터 주식형 펀드 순유입자금이 정체되는 등 자금 흐름이 여의치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파른 상승에 따른 위험관리차원에서의 비중 조절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 상승 와중에 기관이 주식 보유비중을 줄이는 것은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레벨에서 무리하게 주식을 매집할 필요가 없어서지만, 기관의 주식비중 감소는 외국인이 공매도 후 다시 주식을 사는 것과 비견할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최근 보여준 집중적인 주식 매수가 숏커버링(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이를 갚기위해 나중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외형으로는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주식을 공매도하고 주가가 빠진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차익실현을 안 하다가 손실이 나서 주식을 급하게 되산다는 추론인데, 이는 외국인이 지각 없는 투자자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서 애널리스트는 이보다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이 지수를 이기지 못해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봤다.

기관이 전기전자를 더 사들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덜 오르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그 업종은 조선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