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시장을 석권한 구글,아이팟 신화를 창조한 애플 등의 감춰진 힘은 바로 '통찰력'이라며 '통찰의 힘을 기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3M,혼다,나이키,현대 등 경영과 마케팅의 모범 사례 100여개를 통해 통찰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가 말하는 통찰은 사물의 본질과 핵심을 한눈에 파악하는 것.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노력의 소산이기 때문에 천재들의 직관과는 다른 개념이다.

요즘 떠오르는 인문학의 '통섭'과 상통한다.

그는 통찰의 메커니즘을 3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첫 단계는 '구체적으로 문제를 정의하라'다.

일본의 다이이치라는 유통회사는 여름에 겨울 용품,겨울에 여름 용품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로 성공했다.

집이 좁은 일본 사람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해결한 것.컴퓨터의 '웹하드'도 마찬가지 원리다.

둘째는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라',셋째는 모든 것을 활용하기 위해 '가용 지식을 재조직하라'는 것.

그가 알려주는 통찰의 기술은 7가지로 요약된다.

◇결핍을 찾아 해결하라=구글이 검색시장의 절대 강자인 야후를 꺾은 것은 쓸데없는 검색에 시간을 빼앗기기 싫어하는 사용자들의 '결핍'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해결했기 때문이다.

수세식 변기와 게스 청바지,폴라로이드 카메라 등도 소비자들의 결핍요소를 해결한 것.

◇정확한 의도를 갖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라=십자나사못이나 주름 빨대,주전자 뚜껑의 구멍,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좋은 사례다.

◇문제를 재해석하라=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부산 유엔군 묘지 방문 때 "한겨울의 묘지가 너무 썰렁하니 잔디를 깔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낙동강변 보리 싹을 옮겨 심어 해결한 것을 떠올려보라."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잔디가 아니라 푸른빛이고,나는 푸른빛을 입혔다"고 말한 정주영은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는 통찰의 달인이었다.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빅토리녹스,두바이에 회전식 고층빌딩을 디자인한 데이비드 피셔 등도 마찬가지.

◇새로운 개념을 만나게 하라=기름 먹는 하마(대형차)가 장악한 미국 시장에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차'라는 이미지로 승부한 폭스바겐,해부학에서 얻은 지식인 판막을 치수에 적용시켜 댐을 만든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라테의 승급 체계를 품질 혁신 운동에 도입한 6시그마 등도 정보의 재조직화를 통해 가치를 높인 성공사례다.

◇세상을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라=AVIS 렌터카는 13년간이나 적자에 허덕이다 자신들이 2등임을 강조하는 역발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2등이기 때문에 더 노력하는 회사라는 걸 각인시킨 것.발효과학 대 냉장기술로 시장을 양분해 삼성과 엘지를 따돌리고 김치 냉장고 1위를 지킨 딤채의 전략도 비슷하다.

◇약점을 강점으로,강점을 약점으로=펩시콜라가 두 배짜리 용량과 젊은 세대용 음료라는 것을 앞세워 코카콜라를 공략한 것처럼 약점이 강점되고 강점이 약점되는 변곡점을 파고들라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고 배우라=자동차 회사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은 외국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놀이동산,백화점,패스트푸드점,학원이어야 한다는 얘기.구텐베르크가 올리브기름 짜는 기계를 보고 인쇄기를 만든 것과 수입자동차 판매회사인 SK네트웍스가 가전제품 유통업체 하이마트를 벤치마킹한 것이 좋은 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