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차량이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이나 실버존(노인보호구역)에서 어린이,노인을 칠 경우 운전자의 보상 책임이 커진다.

또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직진하던 차와 충돌하면 후진차가 75%의 책임을 져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교통사고 때 가해 운전자의 책임을 많이 묻는 쪽으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 기준'을 개정해 9월부터 적용한다고 14일 밝혔다.

과실비율 인정 기준은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 지급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 중 누가 사고 발생에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느냐를 따지는 기준이다.

가해 운전자 입장에서는 과실 책임이 커지는 만큼 자신이 든 자동차보험에서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나고 과실 책임이 보험 한도를 넘어설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

◆보행자 보호 강화

개정안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어린이(만 13세 이하)를，실버존에서 노인(만 65세 이상)을 칠 경우 운전자의 과실 비율을 현행보다 10%포인트 더 높인다.

예컨대 스쿨존 내에서 운전자와 피해자의 과실비율이 50 대 50인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재는 피해자가 어린이면 운전자에게 55%의 책임을 물었지만 앞으로는 스쿨존인 점을 감안해 운전자의 과실을 65%까지 인정한다.

육교나 지하도 부근에서 보행자를 칠 경우에도 현재 운전자 과실비율이 40%에서 60%로 높아진다.

고속도로에서 차량 고장·사고로 잠시 내린 사람이나 경찰관,청소원을 칠 경우에는 현재는 운전자 과실비율이 20%이지만 9월부터는 40%로 높아진다.

그러나 차량 출발 후에 탑승자가 갑자기 뛰어내려 사고를 당했을 경우 그동안 운전자가 50%를 책임져 왔지만 9월부터는 20%로 과실비율이 낮아진다.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난 경우 운전자 과실비율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10%의 과실비율을 인정하기로 했다.

◆차량끼리 충돌시 과실 기준 명확화

자동차 간 충돌사고 중 과실비율이 애매했던 부분도 개선된다.

주차장에서 후진차와 직진차가 충돌했을 때 지금은 과실비율 기준이 없어 다툼이 잦았지만 앞으로는 후진차가 75%，직진차가 25%의 책임을 져야 한다.

또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한 차량을 추돌했을 때는 추돌차의 운전자가 100% 책임을 져야 한다.

이때 주·정차한 차량은 차량 고장이나 연료 소진,타이어 교환，체인 장착 등 사고나 고장으로 불가피하게 정차한 경우에 한한다.

일반 도로에서 사고로 정차 중인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을 경우 추돌한 차의 운전자가 80%의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정차 중인 차량이 안전표지판을 설치했을 때는 추돌차에 100% 책임이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