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 "공직자 영혼없다 매도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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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사의표명으로 4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된 전윤철 감사원장은 오랜 관료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전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행적에 대해 영혼없는 공직자상,양지를 쫓아다니는 공직자상 등 이야기를 들어 상당히 당황스럽고 억울해 심정을 털어놓는다"며 40여분에 걸쳐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개발연대부터 공직자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등 '영혼'이라는 단어를 9번이나 사용하면서 새 정권에 순응하는 공직자들을 '영혼없는 공무원'으로 폄하하는데 대해 반박했다.
전 원장은 또 "우리 개발전략을 누가 이끌었나.
바로 우리 공직자다"며 "'모든 일이 느리다' 이런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공직자들의 고충이다.
그걸 알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조직은 물론 공무원 사회 전반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현 정부를 겨냥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헌법에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가는 원장이 됐다.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감사원장이 헌법을 지켜야 할 책무도 있으나 결국 국가발전에 어떤 방향으로 기여하는게 좋으냐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의사에 반해 퇴임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정부,새로운 국회의 구성으로 신 정부가 원활한 팀워크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게 도리라 생각해 물러나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찌 보면 이것은 중립성을 떠나 국민의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권 초에 물러났으면 훨씬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닌가.
"저로서는 헌법정신을 따라야 할 책무도 있고,또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할 절박감도 있었는데 그 타이밍을 5월말로 잡은 것뿐이다."
-사의를 표하며 대통령을 직접 만났나, 사전교감은 없었는지 말해달라.
"오늘 오후 2시에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전교감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국회가 또 다른 감사원장과 함께 하는 것이 보다 나은 '팀 스피리트'를 위해 좋다고 생각했다.
-사의표명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언급이 없었나.
"한 두 번 만류했다.
대통령께서 '연금이 얼마냐'고 물어보시더라.
제 연금이 대한민국 공직자 가운데 제일 많다.
공직자로서 여한도 없고,새로운 대통령이 새롭게 팀을 만들어 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해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렸다"
-새 원장이 현 정부 임기 말에 재임이 된다면 그 분도 팀워크를 생각해 물러나야한다고 보나.
"그때 가서 봐야한다.
팀워크는 새로운 사람이 개혁방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하고,또 그런 방향을 같이 하는 차원에서 감사를 하는게 국가발전에 도움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다."
-감사원장과 한국은행 총재 임기를 헌법으로 보장하는데는 팀워크보다는 권력견제의 의미도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헌법과는 관계가 없다.
헌법에 임기가 있는 행정부 소속은 대통령과 감사원장뿐이다.
그러나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도 로마로 가는 길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대립과 대결,분열,배제의 차원에서 있는게 아니다"
-공직자들을 매도한다고 언론 탓을 했는데 새 정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인가.
"개발연대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직자의 역할이 컸다.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척과 질시의 대상이 돼서는 곤란하다.
지난날을 회고하면 자장면과 소주로 배고픔을 달래면서 살아왔던 공직자다.
지금도 주역은 공직자들이다.
단순히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매도되고 배척되는 것은 앞으로 삼가야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전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행적에 대해 영혼없는 공직자상,양지를 쫓아다니는 공직자상 등 이야기를 들어 상당히 당황스럽고 억울해 심정을 털어놓는다"며 40여분에 걸쳐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개발연대부터 공직자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등 '영혼'이라는 단어를 9번이나 사용하면서 새 정권에 순응하는 공직자들을 '영혼없는 공무원'으로 폄하하는데 대해 반박했다.
전 원장은 또 "우리 개발전략을 누가 이끌었나.
바로 우리 공직자다"며 "'모든 일이 느리다' 이런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공직자들의 고충이다.
그걸 알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조직은 물론 공무원 사회 전반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현 정부를 겨냥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헌법에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가는 원장이 됐다.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감사원장이 헌법을 지켜야 할 책무도 있으나 결국 국가발전에 어떤 방향으로 기여하는게 좋으냐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의사에 반해 퇴임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정부,새로운 국회의 구성으로 신 정부가 원활한 팀워크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게 도리라 생각해 물러나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찌 보면 이것은 중립성을 떠나 국민의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권 초에 물러났으면 훨씬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닌가.
"저로서는 헌법정신을 따라야 할 책무도 있고,또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할 절박감도 있었는데 그 타이밍을 5월말로 잡은 것뿐이다."
-사의를 표하며 대통령을 직접 만났나, 사전교감은 없었는지 말해달라.
"오늘 오후 2시에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전교감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국회가 또 다른 감사원장과 함께 하는 것이 보다 나은 '팀 스피리트'를 위해 좋다고 생각했다.
-사의표명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언급이 없었나.
"한 두 번 만류했다.
대통령께서 '연금이 얼마냐'고 물어보시더라.
제 연금이 대한민국 공직자 가운데 제일 많다.
공직자로서 여한도 없고,새로운 대통령이 새롭게 팀을 만들어 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해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렸다"
-새 원장이 현 정부 임기 말에 재임이 된다면 그 분도 팀워크를 생각해 물러나야한다고 보나.
"그때 가서 봐야한다.
팀워크는 새로운 사람이 개혁방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하고,또 그런 방향을 같이 하는 차원에서 감사를 하는게 국가발전에 도움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다."
-감사원장과 한국은행 총재 임기를 헌법으로 보장하는데는 팀워크보다는 권력견제의 의미도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헌법과는 관계가 없다.
헌법에 임기가 있는 행정부 소속은 대통령과 감사원장뿐이다.
그러나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도 로마로 가는 길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대립과 대결,분열,배제의 차원에서 있는게 아니다"
-공직자들을 매도한다고 언론 탓을 했는데 새 정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인가.
"개발연대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직자의 역할이 컸다.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척과 질시의 대상이 돼서는 곤란하다.
지난날을 회고하면 자장면과 소주로 배고픔을 달래면서 살아왔던 공직자다.
지금도 주역은 공직자들이다.
단순히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매도되고 배척되는 것은 앞으로 삼가야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