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3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전격적인 매각착수 발표로 급등세를 이어온 대우조선해양이 매각지연 우려와 부정적인 업황전망까지 가세하면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 매각지연 주가엔 악영향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이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의 적격성 여부와 산업은행 총재 교체, 노조의 강력한 반발 등으로 지연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매각 자문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골드만삭스가 중국 조선업체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산업은행이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이로 인해 주관사 본계약 체결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측이 골드만삭스의 중국 조선업체 투자와 대우조선 매각 자문 사이의 이해 상충 소지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정식 계약을 이번주 내로 체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노조가 이에 반대해 실사를 원천 봉쇄한다고 나서고 있어 문제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부가 공공 금융기관 수장을 전면 교체하면서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 총재도 여기에 포함돼, 산은 측이 적극적으로 매각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중 정밀심사를 시작하고, 6월중 예비입찰,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M&A 일정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각지연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주가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흐름은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고,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홍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우종합기계나 대우건설 사례를 볼 때 M&A가 조기에 마무리 될 경우 주가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매각절차가 3개월 이내에 윤곽을 잡지 못하면 또다시 정체시기를 거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도 "매각대금이 시장가격보다 높으면 재평가 계기로 작용해 주가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현재 이를 논하기는 이른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주가는 지금보다 매각대금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8월 이후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외국계 증권사 '매도' 의견 과도

최근 매각지연 우려에 이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의견까지 가세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메릴린치는 이날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목표주가도 4만원으로 낮췄다.

영업마진이 경쟁사에 비해 뒤지고 3~4월 철강 가격 상승분이 2-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경우 향후 6개월 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절대 발주량 감소로 수주잔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경쟁격화로 벌크선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선가하락이 예상되고 있다는 대신증권의 분석도 조선업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매각지연이나 업황 전망으로 일희일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매각지연과 주가하락은 엄밀히 말하면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수주체가 나서고 단가가 얼마에 책정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 하반기 선가 인하가 예상된다는 일부 주장도 3-4년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대우조선의 경우 올 연초 대비 60% 급등한 상황인만큼 이러한 우려들이 심리적으로 작용해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