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3의 '킴기즈칸'이 나와야 합니다."

1990년대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을 주도했던 장병주 전 ㈜대우 사장(사진)의 일침이다.

'킴기즈칸'이란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을 유라시아 대륙을 누볐던 칭기즈칸에 빗대 부른 말이다.

장 전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김 전 회장이 전자ㆍ조선ㆍ자동차 등을 앞세워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을 휩쓸었던 것처럼 자원패권시대에 한국 기업들이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도전정신이 시들해진 동시에,1990년대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을 호령했던 대우의 패망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해낸 것이다.

장 전 사장은 대우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쌓았던 브랜드 파워와 네트워크가 사라져 가는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국민차를 생산했던 우즈대우의 지분을 외환위기 이후 불과 1억1000만달러를 받고 현지 정부에 넘긴 것이 가장 뼈아프다고 한다.

장 전 사장은 "지금도 대우가 있다면 자원개발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나마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 등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아시아 사정에 정통한 정 전 사장은 무엇보다 '주고 받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앙아시아나 중국ㆍ동남아ㆍ동유럽에선 이익을 주고 다른 이익을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인사들 간의 악수나 사진 촬영도 중요하지만,무엇보다 그 나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무엇을 줘야 할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알마티ㆍ악토베(카자흐스탄)ㆍ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오형규생활경제부장(팀장),현승윤차
장,박수진,이정호,장창민,이태훈,김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