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난 해법 정부와 '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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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의 경제난에 대해 정부와 다른 처방을 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내놓은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금 상황에선 추가경정예산 편성보다는 감세 정책이 바람직하며,성장보다 물가에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한 것.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이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를 관철하기 위해 여당인 한나라당 및 한국은행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옴에 따라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 "지금은 물가가 더 걱정"
KDI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현 상황에선 경기보다 물가가 더 걱정'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KDI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이는 정부의 연 6% 이상 성장 목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당수 국내외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들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초반으로 낮춰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4.5%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는 데 그친 것과 관련,"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로 내수는 둔화되겠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둔화와 수출 호조가 상쇄 효과를 발휘해 성장률 급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26억달러 적자'를 점쳤던 올해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6억달러 적자'로 전망을 바꿨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경상수지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란 근거에서다.
반면 물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모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당초 2.8%에서 4.1%로 대폭 높여 잡았다.
이는 정부와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 상한선(3.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KDI는 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상승할 경우 궁극적으로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KDI는 최근의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경제정책 방향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내수 둔화의 폭을 완화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금 상황에선 물가 성장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경제 목표 가운데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통화정책 측면에선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지만 추경보다는 감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추경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효과가 제로(0)여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KDI는 또 세계금융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이 확대되지 않도록 단기 외채 증가나 금융기관의 여.수신 구조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외환당국에 외화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직접 지원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용석/차기현 기자 hohoboy@hankyung.com
12일 내놓은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금 상황에선 추가경정예산 편성보다는 감세 정책이 바람직하며,성장보다 물가에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한 것.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이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를 관철하기 위해 여당인 한나라당 및 한국은행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옴에 따라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 "지금은 물가가 더 걱정"
KDI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현 상황에선 경기보다 물가가 더 걱정'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KDI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이는 정부의 연 6% 이상 성장 목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당수 국내외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들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초반으로 낮춰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4.5%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는 데 그친 것과 관련,"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로 내수는 둔화되겠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둔화와 수출 호조가 상쇄 효과를 발휘해 성장률 급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26억달러 적자'를 점쳤던 올해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6억달러 적자'로 전망을 바꿨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경상수지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란 근거에서다.
반면 물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모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당초 2.8%에서 4.1%로 대폭 높여 잡았다.
이는 정부와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 상한선(3.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KDI는 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상승할 경우 궁극적으로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KDI는 최근의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경제정책 방향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내수 둔화의 폭을 완화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금 상황에선 물가 성장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경제 목표 가운데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통화정책 측면에선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지만 추경보다는 감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추경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효과가 제로(0)여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KDI는 또 세계금융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이 확대되지 않도록 단기 외채 증가나 금융기관의 여.수신 구조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외환당국에 외화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직접 지원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용석/차기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