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ㆍ카자흐스탄 에너지광물자원 협력 약정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광구를 따내기 위해 보낸 시간은 6년으로 늘어난다.
추정 매장량 10억배럴에 달하는 잠빌광구 탐사권을 확보하기 위해 양국 실무협상단이 벌인 공식협상만도 30차례가 넘는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 한명숙 전 총리,신국환ㆍ이희범 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현지를 방문,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잠빌광구 개발에 대한 구두ㆍ서면 약속을 받았지만 본계약 체결은 번번이 무산됐다.
협상 과정에서 지분 가격 외에 상당한 금액의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한승수 국무총리의 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 기간 중 카자흐스탄 정부와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27% 지분을 문서로 공식화하는 지분양수도 계약 체결을 추진해왔다.
이 계약을 맺어야만 한국 기업들이 최장 10년간 탐사권을 갖고 잠빌광구를 본격 탐사할 수 있게 된다.
탐사를 통해 잠빌광구의 실제 매장량이 확인되면 본격적인 원유 생산에 앞서 카자흐스탄 정부와 다시 생산 계약을 맺어야 한다.
원유 생산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세부 배분 기준을 결정하는 절차다.
현재 잠빌광구 협상과 관련,카자흐스탄 정부는 1년반 전에 한국과 합의한 7500만달러에는 절대 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5배로 올려달라는 요구는 합의 당시보다 국제유가가 2배로 뛰었고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한 지금 팔지 않아도,또 조건이 안 맞는다면 굳이 한국에 팔지 않아도 괜찮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급작스런 가격인상 요구에 한 총리의 카자흐스탄 공식 일정에서 잠빌광구 본계약은 빠졌다.이번에도 본계약 체결이 무산되면 얼마나 더 협상을 벌여야 할지 알 수 없다.
물론 이 같은 카자흐스탄 광구 계약 지연은 한국만 안고 있는 고민거리는 아니다.
토탈,랩솔,스타트오일 등 오일 메이저들도 카스피해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해상광구 개발과 관련 각기 5~7년간 카자흐스탄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취재팀/알마티ㆍ아스타나(카자흐스탄)ㆍ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오형규생활경제부장(팀장),현승윤차장,박수진,이정호,장창민,이태훈,김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