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뒤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전남지역에 또 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돼 비상이 걸렸다.

호남에서 처음 발생해 충청, 서울.경기, 강원, 영남 등으로 옮겨간 AI가 사실상 '전국 일주'를 마치고 2차 확산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11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 한 농장에서 토종닭 3만4000여마리 가운데 400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특히 이 농장에 대한 AI 간이 검사 결과는 양성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전남지역에서는 모두 21건의 AI 의심 신고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지난달 8일 최초로 고병원성 AI로 밝혀진 영암군 신북면 농장을 포함해 2건이 고병원성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19건은 모두 일반 질병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달 28일 이후 AI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지 않아 전남지역에서는 AI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됐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에서 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성에서 또 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방역 활동에도 불구하고 전남 지역에 AI가 재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기온이 높은데도 이 같은 폐사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AI 변종 바이러스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신고된 보성의 농장 인근에는 위험지역(500m) 내 1개 농장을 포함,경계지역(5㎞) 이내에 모두 35개 닭.오리 사육농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남도는 이 농장이 고병원성 AI로 확인될 경우를 대비해 인근 농장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방역대별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