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랫동안 쉬어서인가,대회 징크스 때문인가.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미국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첫날 7오버파 79타로 140명 중 135위에 머물렀다.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길이 7220야드).4월 둘째주 마스터스토너먼트 이후 딱 한 달 만에 투어에 복귀한 최경주의 샷은 무뎌보였다.

드라이버샷(정확도 42.9%,평균거리 278.5야드)과 아이언샷(그린적중률 50%)은 신통치 않았고 퍼트수는 31개에 달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전반 성적.최경주는 경기시작 후 전반에만 8오버파 44타를 쳤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세계랭킹 8위의 스코어라고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9홀 동안 단 하나의 버디도 잡지 못한 채 보기 6개와 더블보기 1개로 채웠다.

'9홀=44타'는 그가 2000년 미국 투어에 진출한 뒤 9홀 최악의 스코어다.

최경주는 후반에 1언더파 35타를 치며 만회를 노렸으나 커트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악명 높은 '아일랜드 그린'을 지니고 있는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여섯 차례 출전해 두 번은 커트탈락했고,2006년 공동 16위를 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최경주와 달리 지난주 와코비아챔피언십에서 투어 첫승을 거둔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앤서니 김은 첫날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38.미국)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자리잡았다.

6언더파 66타로 선두에 나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는 4타차다.

가르시아,미켈슨,앤서니 김은 그린적중률이 각각 89%(랭킹 1위),77.8%(10위),83.3%(5위)로 상위권인 것이 공통점이다.

이 코스는 18홀 모두가 워터해저드를 끼고 있는 데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샷 정확도'가 스코어를 줄이는 열쇠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켈슨은 1라운드 후 "이곳은 섣불리 덤비기보다 찬스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코스"라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미켈슨에게 2타 뒤져 2위를 차지했다.

나상욱(24.코브라골프)은 4번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인 8타를 적어내고도 이븐파 72타로 비교적 선전했다.

공동 35위.그러나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는 2오버파 74타로 공동 70위에 그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