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달러당 105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금 추세라면 11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원50전 오른 1049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7거래일 사이에 53원50전이나 급등한 것으로,종가 기준으로는 2005년 10월25일(1055원)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환율 급등의 핵심 요인으로는 고유가에 따른 정유사들의 결제 수요가 꼽힌다.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 등 원화 약세 요인이 상존하는 상태에서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형 정유사의 결제 수요가 일시에 몰렸고,그 결과 환율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수요와 주식 매도도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7일부터 대형 정유사가 달러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수입업체들의 추격 매수에 불을 붙였다"며 "당국이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표명하지 않은 점도 급등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환율 상승에 대해 "경상수지 적자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환율 상승은)시장 수급에 따라 오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급등 당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오름세가 경상수지 적자 해소 및 수출 경기 유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불안한 물가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원.엔 재정환율도 전날보다 26원62전 오른 1004원88전에 거래를 마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