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기업 등 해외 이익단체가 국가 발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중국 관변 연구기관 학자의 기고문이 관영매체에 게재돼 주목된다.

관영매체는 중국 정부의 시각을 그대로 대변한다는 점에서 최근 고조된 민족주의 열기를 경제ㆍ산업 안보 강화로 확대하려는 의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경제안전연구센터 장융 주임(사진)은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瞭望) 최신호(6일자)에 "외국 기업과 투자그룹이 중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며 국가 발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한 논조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중국 관영매체에 외국 기업 전반에 대한 공개적 비난이 실린 것은 개혁ㆍ개방 후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장 주임은 "온갖 종류의 해외 이익집단들이 다양한 채널과 여러 수단을 통해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점점 더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이들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대응할 수단이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이익집단들이 정부 관리나 관리의 친척,관변학자,기업가,언론인 등에게 뇌물을 주는 등 로비를 하고 있다며 외자기업 등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촉구했다.

특히 외자기업들은 중국 근로자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노조 설립을 거부하는 한편 탈세와 다른 경제적 범죄를 쉽게 저지르는 등 '악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앙정부의 관리,관변학자 및 언론 등도 대중의 이익을 희생하며 외국인들과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관은 "최근 무차별적인 애국주의 분위기에 편승한 반외국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관영매체에 이런 글이 실렸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외국 자본에 대한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