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유화업계 합작 법인 잘 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KC와 코오롱이 IT 관련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과 반도체용 등의 핵심소재인 폴리이미드(PI) 필름 합작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유화업계의 합작 법인의 성공 관건은 양사의 조직문화와 경쟁력인데, 그동안 유화업계의 합작 성공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폴리이미드 필름 시장은 일본이 전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국산화가 늦은 부분입니다.
지난 2001년 SKC가 플리이미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2006년부터 양산 체제를 갖췄지만, 만성 적자에 허덕이며 골칫 덩어리가 됐습니다.
SKC는 SK텔레텍 매각 등 그룹의 구조조정에 따라 단말기 사업부문을 정리하면서 성장동력을 폴리이미드 필름에서 찾았지만, 연간 150억원의 손실은 회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결국 SKC는 화학과 전자소재 분야의 오랜 라이벌인 코오롱과 연간 1천500톤을 생산하는 폴리이미드 합작법인을 설립해 출범시켰습니다.
SKC 관계자
"양사(SKC/코오롱)가 2개 라인만 있게 되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할 경우 1개 라인을 증설하는데 350~400억원이 드는데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게 되면 국내에서의 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번 합작 법인의 설립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유화업계의 합작법인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던 게 사실입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자율 빅딜'로 최대 관심사였던 여천NCC는 지난해 한화그룹과 대림산업간의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닫는 불상사까지 빚어졌습니다.
한화그룹과 대림산업은 지난 1999년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여천NCC를 운영하며 화합을 도모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인사 형평성 문제로 잡음이 불거져 대림측이 한화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양사의 반목은 극도로 깊어졌습니다.
여천NCC 관계자
"인사나 경영 문제 각종 경영 문제를 협의해서 해결하지를 못했다.
한화측에서 파견나온 부사장이 절차를 문제삼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유화업계의 합작 법인인 휴비스도 악화된 화섬시황으로 2004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0년 (주)삼양사와 SK케미칼이 화섬사업부문을 분사해 합작 설립한 휴비스는 시황 악화로 구조조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삼성석유화학도 영국 BP(브리티쉬페트롤리엄)그룹과 합작해 폴리에스터 원사의 원료인 TPA를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생산량 확대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결국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씨에게 지분을 매각하고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유화업계의 합작 법인은 시황이 급격히 악화돼 채산성이 떨어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설립돼 왔습니다.
이번 SKC와 코오롱의 합작은 어찌보면 적자 사업부의 구조조정을 위해 양사가 협력하는 것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갖추는 법인으로 도약하기까지는 유화업계의 시황도 중요하지만, 이질적인 양사의 조직과 기업 문화의 통합도 중요한 대목입니다.
WOW-TV NEWS 양재준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