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곡물수입 리스크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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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이 곡물 수입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해외에 식량기지를 건설하거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해외 곡물펀드 참여까지 추진 중이다.
또 밀을 대체할 원재료 개발에 주력,쌀로 만든 빵까지 선보일 움직임이다.
이 같은 자구책을 통해 식품 원재료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고 GMO(유전자변형) 농산물 수입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완화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식량기지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 사전조사에 들어갔다.
러시아 몽골 동남아 등에 토지임차 방식으로 옥수수 콩 밀 등을 경작해 수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상지와 경작 품목,시기는 정부안이 발표되는 것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옥수수 수입처를 기존 미국 브라질 중국에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밀 수입은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로 각각 바꾸기로 했다.
수출 제한 등으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어온 데다 중앙.동남아의 옥수수.밀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삼양사는 도이체방크 등 해외 투자은행들이 운영하는 곡물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곡물펀드에 참여하면 △외국 농식품 업체와 제휴 △해외 투자 농장에서 생산한 곡물에 대한 구매우선권.가격우대 혜택 △곡물값 인상에 따른 손실 보전 등 장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대상은 동남아에서 비(非)GMO 옥수수 등을 계약재배하고 곡물유통.선적시설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유휴 경작지를 활용해 옥수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쌀과자'에 집중해온 기린은 쌀의 활용 범위를 빵과 아이스크림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신제품 '인절미바'에 국산 찹쌀을 첨가했고,글루텐 성분이 부족해 부풀지 않는 쌀의 단점을 보완해 조만간 '쌀빵'도 출시하기로 했다.
어묵업체인 삼호F&G는 최근 고급 어묵에 쓰이는 생선살 수입처를 태국에서 파키스탄으로 바꿨다.
태국의 인건비 상승과 어종 품귀 현상까지 겹쳐 생선살 가격이 올 들어 80%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식품업체들의 자구책은 미국 등에 편중된 곡물 수입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동남아.중앙아.남미 농산물은 미국산보다 곡물 메이저 영향이 적어 가격협상에서도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옥수수가 대부분 GMO인 데 비해 이들 지역 농산물은 비GMO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동남아산 곡물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산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균'에 대해 한국인은 현지인과 달리 내성을 지니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