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의 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가 이를 갚지 못해 갑작스레 대주주가 바뀌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케이디이컴의 최대주주 티앤케이컨설팅은 주식담보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보유주식 대부분을 잃었다.

돈을 빌려준 업체는 담보로 받은 케이디이컴 주식 319만주를 반대매매로 매각했다.

현재 2대 주주의 보유 지분은 2.8%에 불과해 케이디이컴은 사실상 최대주주가 없는 상태다.

베스트플로우의 경우 담보주권 회수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되기도 했다.

최대주주로 오른 장문석 대한펀딩스 사장은 기존 최대주주 지분으로 보이는 300만주를 담보주권으로 회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512만주(16.8%)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가 실행돼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제대로 공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무자본 인수·합병(M&A) 시도가 '머니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상당수가 인수 기업 지분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들인 무자본 M&A"라며 "막대한 사채금리를 감당하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횡령으로까지 연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