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가 자신의 지분 23.63%에 대한 의결권을 한화건설측에 위임키로 했습니다. 이에따라 제일화재 인수를 놓고 벌어진 메리츠화재와 한화그룹간 지분 경쟁은 사실상 한화측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일화재는 29일 "김영혜 의장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한화건설 측에 위임한다"고 공시함으로써 앞으로 제일화재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 권한을 한화건설이 갖게 됐습니다. 이는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가 메리츠화재측이 제시한 최종 인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주식공개 매수 등 적대적 M&A 외엔 방법이 없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와 한화그룹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제일화재 지분은 33.96%로, 11.47% 지분을 확보한 메리츠화재에 비해 훨씬 우위에 있습니다. 제일화재측은 의결권 위임 배경에 대해 "제일화재를 한화그룹에 편입시키겠다는 김영혜 의장과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메리츠화재측의 적대적 M&A 시도를 막아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주주 변경 허가 등 법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제일화재는 사실상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제일화재측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측은 가격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는데 예상 밖의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일단 30일 오후 6시인 회신기한까지 답변을 기다려본 뒤 우호적 M&A가 실패하면 예정대로 공개매수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