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정몽준 최고위원,안상수 원내대표,홍준표 의원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정세균,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당선자의 3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의 박 전 부의장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5선의 정치적 경륜을 갖춰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권 도전을 이미 선언한 정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승리를 계기로 당내 기반을 다지고 있다.

4선인 안 원내대표와 홍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관리형 대표 후보로 부상한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당권 도전이 예상됐던 이재오 의원이 총선에서 낙마한 데다 실세형보다는 관리형 대표가 요구되는 게 당내 기류여서다.

안 원내대표의 경우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최고위원 회의에서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당·정 충돌을 언급하면서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주요 정책은 원내 대책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등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권 레이스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누구를 선택할지도 관심이다.

당내 친박계 의원이 40명에 달하고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 또한 '박심(朴心)'의 향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외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이 전대 이전에 끝내 성사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유력한 당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추,천 세 사람을 중심으로 계파 간 물밑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이번 총선을 통해 4선에 오른 정세균 의원은 가장 의욕적으로 뛰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마지막 의장을 맡으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점이 평가받는다.

당초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대표 측의 암묵적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송영길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대표 경선 출마 입장을 굳힌 게 변수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에서는 '반(反) 손학규 연대'를 주장하며 추미애 당선자를 지원하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친(親) 정세균 기류도 나타나고 있고,일각에서는 천정배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옛 민주당계에선 추미애 당선자에 대한 반대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박상천 대표의 측근 그룹을 중심으로 김민석·신낙균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체제로 '절충형 지도체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당헌·당규에 따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가되 최고위원회를 의결기구로 격상시키는 안이 유력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홍열/강동균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