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석화, '묻지마' 유상증자 쇼크…M&A 자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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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석유화학이 25일 용도 불분명한 유상증자 쇼크로 하한가까지 떨어진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아울러 한화도 13.79%% 폭락했다.
한화석화는 이날 오후 ‘기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45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규모는 4040만주로, 한화석화 총 주식 수의 4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석유화학 외 다른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위한 목적”이라고만 밝혔을 뿐이다.
증권가의 관측은 한화그룹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에 한화석화가 참여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게 중론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설비나 운영 자금이 아니면서 다른 영역으로의 확대라면 M&A밖에 없다”며 “만약 M&A를 위해 이런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게 사실이라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또 최지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일화재 인수에 돈이 더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은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실권주도 대량으로 발생할 것이며, 향후 주가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애널리스트도 "제일화재 인수전에서 지분이 공개되고 어느 한 쪽 지분이 월등히 높지 않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되고 있다"며 이번 증자와 제일화재 인수전과의 연관성을 높게 봤다.
M&A와 관련,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한화손해보험이 최근 사옥을 대한생명에 매각하고 한화증권 빌딩 매입에 쓰이는 돈을 제외하고 1200억원 가량이 남는다”며 “제일화재 인수에는 한화석화 유상증자액보다는 한화손보의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한화석화의 유상증자는 제일화재보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자금 목적을 밝히지 않은 한화석화의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명확히 용도를 말 하지도 않고 주주들에게 그냥 계좌에 돈을 넣으라고 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꼬집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