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장 재임 당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이 24일 한 토론회에서 예고없이 자신의 소신을 다시 한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금산분리 정책，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유한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완전 폐지까지는 못하더라도 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의 정식 토론자나 발표자가 아닌 청중으로 참석,발언 기회를 얻어 이 같은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 돈은 금융자본，이 돈은 산업자본으로 해서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금산분리 완화가 악용될 소지는 있지만 일상화되는 것은 아니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금융산업에선 자본을 얼마나 확충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므로 산업자본의 남는 돈을 금융자본에 효율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위원장은 과거 금감위원장 재직 시절 금산분리 완화 주장으로 많은 의혹을 받았고 시중에 자신의 뜻이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까지 금산분리 논쟁은 다분히 감정적이고 이념적이었다"며 금산분리 공론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새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놓고 글로벌 금융회사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부딪히면서 뜨거운 찬반 논쟁을 벌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