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새 대기업에 인수된 중소형 기업들의 주가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대기업에 인수된 후 기대했던 시너지효과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통신회사 등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인수한 회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인수 직전일에 비해 30~70%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2006년 SKT가 인수한 IHQ가 무려 72.5%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KT에 매각된 올리브나인CJ에 넘어간 엠넷미디어도 31~44%가량 내린 상태다.

인수·합병(M&A) 자문업체인 이글에셋 김경진 사장은 "인수·합병 발표 이전 주가가 이를 선반영한 데다 콘텐츠 회사들의 수익구조가 좋지 않아 실적개선이 더디며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실적으로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콘텐츠회사 외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통해 우회상장한 SK컴즈도 합병 결정일에 비해 32.4% 하락했으며 SKC가 작년 말 인수한 솔믹스도 인수 전날에 비해 14% 떨어졌다.또 지난해 사업 확장을 위해 M&A시장에 뛰어든 보광그룹에 인수된 코아로직유비프리시젼도 당시에 비해 40~50%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승호 연구원은 "인수 당시부터 시너지효과에 반신반의했던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실적이 나오지 않자 매도에 나선 것"며 "M&A 기업에 대한 투자는 철저히 실적을 보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잇따라 인수한 대우건설대한통운,SK텔레콤이 인수한 하나로텔레콤 등의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M&A시장이 과열되면서 시장에 나온 대형 기업의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M&A 발표 후 주가흐름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디프신소재에이스디지텍 등 시너지효과가 뚜렷한 기업에 인수된 일부 종목의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