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단기 외화 차입 규제로 중국 진출 한국 은행들이 외화 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름버그통신은 23일 중국 정부가 외자 은행의 경우 1년 미만 외화 차입을 지난 3월 말보다 15%,중국 은행은 5%를 축소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4월 외자 은행은 40%,중국은행은 60% 줄이도록 한 것에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중국 진출 한국 은행들은 사실상 외환 대출을 중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국 내 은행 간 달러 거래의 경우 1년물 이자율이 국제 금융 거래에서 적용되는 리보금리에 무려 6.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어서 중국 내에서 달러를 구해 대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단기 외화 차입 한도가 더 축소되면 외화 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 한국 은행들은 외화 예금이 없어 런던이나 뉴욕시장에서 달러를 빌려와 대출 자금으로 활용해왔다.

또 작년부터 일부 은행들이 중국에서 위안화 영업을 시작했지만 중국의 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한국계 은행은 대부분 위안화 예금이 적기 때문에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하고 있지만 작년 3% 정도였던 위안화 3개월물의 재할인율이 5%를 넘을 정도로 급등했다"며 "또 지급준비율이 16%까지 치솟으면서 사실상 위안화 대출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올해 위안화 대출 한도를 작년 증가분만큼만 늘릴 수 있도록 규정,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은행들의 외화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무역 결제를 위해 달러가 필요한 기업들도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위안화 대출 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히 위안화 예금이 적은 외국계 은행의 경우 경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