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4000대를 팔았습니다.

14개 수입차 업체의 22개 브랜드 중 7%의 점유율을 차지했는데,올해는 8%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웨인 첨리 크라이슬러 코리아 사장(54·사진)은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나자마자 크라이슬러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뛰어난 제품 및 마케팅 경쟁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자랑했다.

높은 가격 메리트와 독특한 디자인,차별화한 고객만족 서비스가 성공비결이라는 그는 국내에서 2000만원대 차량을 4종이나 갖고 있는 수입차는 크라이슬러가 유일하다고 했다.

첨리 사장은 "고객이 새차를 구입한 지 1년 내 차량 사고가 발생해 20% 이상 손실을 입으면 아예 새 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도 크라이슬러만의 특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크라이슬러와 짚,닷지 등 크라이슬러 브랜드 차량은 이 같은 고객 밀착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GM 포드 등 다른 미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1400대 가까이 많은 차를 팔았다.

소형 승용차에서 미니밴,픽업트럭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춰 선택의 폭을 넓힌 것 역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 온 게 벌써 12년 전입니다.

당시 수입차 브랜드는 5개밖에 안 됐고,수입차들의 전체 점유율도 0.3%에 불과했습니다.

아직 수입차 점유율이 낮다고 해도,이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죠."

첨리 사장은 "이웃인 일본만 봐도 수입차 점유율이 10~12% 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한국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일본 수준까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5만3000여대(점유율 5.1%)가 팔린 수입차는 올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 6만2000~6만5000대가량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크라이슬러는 대표 모델인 '2008년형 300C'를 연초 도입한 데 이어 최근 나들이 철에 맞춰 '뉴 세브링 컨버터블'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연내 '뉴 세브링' 디젤 모델과 미니밴 '그랜드 보이저'의 최상위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첨리 사장은 다만 가격을 더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우호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 가격을 더 낮추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첨리 사장은 한국인들의 자동차 선호 경향과 관련,"덩치가 좀 큰 차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텍사스의 농장에서 자란 나에게도 대형 픽업트럭인 닷지 램이 드림카(dream car)"라고 말했다.

대형 픽업트럭은 자유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 데다 실내 공간이 넓어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여느 수입차 CEO들과 해외 출장보다 한국 내 지방 출장을 다닐 기회가 훨씬 더 많다"며 "그동안 한반도를 구석구석 안 다녀본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첨리 사장은 2005년부터 2년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을 지냈으며,현재 주한미연합 봉사기구(USO)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텍사스주 A&M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했고,극동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2004년 서울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대표적인 '친한파'로 평소 회식 때면 소주에 삼겹살,부대찌개 안주를 즐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