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은 지주회사로 만들어 조기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확정됐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산업은행 민영화 방식을 놓고 단독 매각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을 함께 묶어 대형화한 뒤 매각하는 이른바 '메가뱅크' 방안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주무기관 책임자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전 위원장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IB)을 만들기 위해 산업은행을 지주회사 체제로 조기에 민영화한다는 데 정부 차원의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민영화 시한을 당초 예상했던 4년에서 3년으로 앞당기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정부 내 일각에서 메가뱅크 방안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도 대형화만을 위해 산업은행 민영화가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조기 매각방안에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단정적으로 (조기 매각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 좀 더 경쟁력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의 민영화는 산업은행 매각과 별도로 추진될 것이며,다만 시장상황에 따라 민영화된 산업은행이 여타 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걸맞은 금융회사를 만들기 위해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묶어 매각하는 메가뱅크안을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