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모터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면서 한번 충전으로 140㎞를 가고 최고 시속 65㎞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석유 대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유해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자동차.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모터 병용 자동차)로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한 일본 도요타나 자동차산업의 기술혁신을 주도해 온 독일 다임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20일 중국 베이징 신중국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한 '오토 차이나 2008(베이징 모터쇼)'에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선보인 신차와 컨셉트카의 면면이다.

중국 차 업체들은 베이징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수소자동차 등 독자 기술로 개발한 친환경차를 내놓으며 '저가차' 또는 '짝퉁차'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한 단계 발전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창청자동차는 엔진 없이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는 경차 컨셉트카 'GW쿨라'를 공개했다.

이 차는 다임러의 경차 스마트 포투와 비슷하게 생긴 2인승 차량이다.



한번 충전하면 140㎞를 갈 수 있고 최고 시속 65㎞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 도심 출퇴근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이자동차는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 '베스턴 B70 HEV'를 선보였다.

배기량 1.5ℓ급 가솔린엔진과 288V 니켈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이 차는 기존 차량에 비해 휘발유 소비량은 42.8%,유해가스 배출은 31.8% 각각 줄었다.

창안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쓰는 무공해 차량 로드스터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향후 5개년 계획으로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광저우자동차는 독자 개발한 4도어 쿠페 형태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AHEV와 전기자동차 컨셉트카 AEV를 내놓았다.

상하이자동차도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카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대체연료 차량이 아닌 내연기관 차량도 에너지 소비와 유해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환경 규제 기준을 따라잡아 가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준중형차 FC-2와 FC-3는 현재 유럽에서 시행 중인 유로Ⅳ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차량이다.

지리차는 두 모델을 내년 유럽과 미국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BYD자동차가 도요타의 배기량 1.0ℓ급 경차 아이고를 본떠 만든 F1도 유로Ⅳ 기준에 맞게 설계된 차량이다.

이 차량은 연비가 23.8㎞/ℓ에 이르고 듀얼 에어백과 전자제어식 잠김방지 브레이크 등 안전 장치도 대폭 강화됐다.

이번 모터쇼에 참석한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아직 세계 수준과 격차는 있지만 중국 차의 성장 속도가 놀랍다"며 "2010년이면 한국과의 기술 격차도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