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곡물 생산국가인 호주에 6년 동안 가뭄이 들어 쌀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국제적 쌀값 급등세를 야기한 한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쌀값은 100파운드당 23.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주에는 6년 전인 2002년부터 계속해서 가뭄이 들어 쌀 작황이 좋지 않다.

상당수 농민들은 쌀 농사에서 아예 포도 재배로 업종을 바꾸고 있다.

이러다보니 쌀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호주의 쌀 주산지인 뉴사우스웨일스주 데닐리퀸에서는 쌀 생산량이 98%나 감소했다.

6년 전만 해도 데닐리퀸에서는 연간 120만t의 쌀을 생산했다.

전 세계 주민 2000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고작 1만5000t의 쌀 수확이 예상된다.

한때 2000여가구에 달했던 쌀 생산 농가도 30여가구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사례를 지구온난화가 곡물 재배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초기 신호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패널(IPCC)은 지구온난화가 약간만 심화돼도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의 식량 생산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쌀 경작엔 많은 물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아예 쌀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물 소요량이 적은 밀과 와인용 포도 재배로 전환하는 추세다.

쌀을 재배할 경우 1에이커당 240달러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데 비해 포도를 재배할 경우 같은 면적당 2000달러를 얻을 수 있어 소득도 좋다.

그 결과 호주의 쌀 생산능력은 3분의 1이나 줄어든 상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