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7일 정유/화학 업종에 대해 1분기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 호조세가 기대된다며 정유업종에 대해서는 비중확대를, 화학업종에 대해서는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최선호 종목으로는 SK에너지, LG화학, 한화석화, 코오롱을 꼽았다.

이응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정유/화학 업체들에게 2008년 1분기는 시련의 계절로 여겨졌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가와 납사 등 원료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주요 정유/화학 업체들이 예상치를 뛰어 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LG화학, 동양제철화학 등 주요 화학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대우증권은 전했다.

대우증권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2644억원을 상회하는 303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사업 구조 덕분"이라며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옥소알콜, BPA 등 특화된 제품의 수익성이 호조를 보였고 정보소재 부문에서는 편광필름이 전방산업(디스플레이) 호조, 엔화 강세 효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동양제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컨센서스(576억원)를 훨씬 상회한 703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는 "유가 급등으로 BTX, TDI등 주력 제품의 가격은 상승한 반면 원가 측면에서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고 폴리실리콘의 경우 상업 생산 1개월만에 EBITDA 마진 50%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금호석유가 원가 급등(원료인 부타디엔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에 근접한 4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타디엔 가격이 전분기 대비 37%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수요 호조로 스프레드(합성고무와 부타디엔의 가격 차이)가 개선됐기 때문.

SK에너지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84% 증가한 3425억원으로 대우증권은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3189억원)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3월부터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등 업황이 호전됐고 인천정유 합병효과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주요 화학주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의 시황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특히 PVC(LG화학, 한화석화), 합성고무(금호석유), 폴리실리콘(동양제철화학)의 시황 호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관련 종목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유 업체들의 경우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2007년 2분기까지 정유 업황이 이례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라고 대우증권은 설명했다. 최근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분기 대비해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 회복, 고도화 설비 증설에 따른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유 업체들과 (석유)화학 업체 중에서는 전체 시황둔화와 무관하게 주력 제품의 차별화된 시황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들로 투자대상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