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등 10명의 삼성 임직원들이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데 대해 외신들은 조만간 단행할 경영 쇄신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로이터 AP 등 외신들은 17일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곧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이 회장이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는 긴급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 BBC는 "삼성그룹은 경영권의 불법적 승계를 포함해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 뒤 "그러나 특검팀은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이 회장을 불구속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사태는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은 기업 지배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 회장이 회장 직에서 물러난다 해도 그룹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대기업들은 '재벌'로 불리며 경제 권력의 핵심으로 군림해 왔지만 경영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비난받아 왔다"며 삼성 경영진이 재판을 받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의 부상으로 위기감을 느껴 온 일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사태가 경영권 승계를 무리하게 추진해 온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만큼 전략기획실 등의 구조 재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