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트 회장이 GE 실적 전망을 번복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저버렸다는 이유다.
웰치 전 회장은 16일 GE 계열 경제전문 방송채널 CNBC의 아침 시사프로그램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당신(이멜트 회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GE 실적이 큰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3주 뒤 이를 뒤집어버렸다"며 "이것은 정말 중대한 실수고 CEO로서의 신뢰성에 큰 오점을 남긴 행위"라고 질타했다.
또 "이멜트 회장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현재 GE 상황을 볼 때 경영진이 안이하게 대처하며 또다시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웰치 전 회장이 이멜트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2001년 퇴임 이후 처음이다.
웰치 전 회장이 이처럼 단단히 화가 난 이유는 이멜트 회장이 섣불리 회사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을 강조해 주주들의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GE는 지난 11일 올 1분기 순이익이 43억400만달러(약 4조248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 줄었다고 발표했다.
GE의 순이익 감소는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2008년 GE 순이익 증가율이 10%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공언해온 이멜트 회장은 1분기 성적 공개 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5% 이하로 낮췄다.
GE 주가는 1분기 실적이 발표된 11일 12.79% 급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웰치 전 회장은 "GE 실적은 여전히 탄탄하며 일각에서 요구하는 GE의 사업 분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투자자들 달래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GE는 5만명의 임직원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한 분기에 40억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냈다.
올해는 200억달러 이상을 벌기 위해 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무너져내렸다고 말하는 건 과잉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웰치 전 회장은 "GE의 사업 모델은 아직 깨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GE를 평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