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코리아 세일즈'에 발벗고 나섰다.

세계적인 금융ㆍ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만나거나,투자설명회에 참석해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정책을 소개하며 한국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최적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직접 영어로 연설이나 대화를 하는 등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주력했다.

◆"규제,원점 재검토"

이 대통령은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투자설명회에서 "한국의 발전에는 또 하나 숨은 공로자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바로 한국을 믿고 자본과 기술,노하우를 투자해 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한국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새 정부의 '친기업' 마인드를 강조하며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한국을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통용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굳건히 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모든 규제들은 원점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CEO출신 대통령이란 점을 수차례 강조,참석 기업인들과의 동질성을 투자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훌륭한 투자가는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우수한 CEO를 찾는다"며 "저는 확고한 비전과 경험,그리고 강한 실천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주식회사'의 CEO"라고 소개했다.

특히 "일부에서 내가 너무 기업친화적이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으나 동의할 수 없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면 더 기업친화적으로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한ㆍ미 FTA 비준에 이어 한ㆍEU FTA가 금년 내 타결된다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동아시아 투자관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일본과의 FTA도 체결된다면 한국은 세계 4대 경제권 모두를 연결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간판 금융ㆍ기업인 대거 참석

이 대통령은 투자설명회에 앞서 미국의 내로라하는 경제계 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존 테인 메릴린치 회장,피터 그라우어 블룸버그 회장을 비롯 GM,푸르덴셜,비자,UBS,블랙스톤 그룹,GE 머니,뉴욕생명보험,화이자,듀폰 등 세계적 기업의 최고위급 인사 26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경제 5단체장과 장관,금융위원장,금융인 등 19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화두는 '투자'였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많은 규제를 풀고 법인세를 낮춰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나라,일하기 편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며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금년 내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 토론에서는 투자입지로서 한국의 매력,노사관계,한ㆍ미 FTA 비준 전망,미국 금융감독체계 개혁 방향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대단한 기회"라며 "우리 경제인들도 참석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외국기업의 네트워크가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DC=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