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출입은행과 우리금융의 내부 분위기가 극도로 어수선하다.

최고경영자(CEO)가 재신임 문제로 줄줄이 사의를 표명하는 통에 임직원들은 본업보다는 은행장이 어떻게 될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부 은행에선 은행장 사퇴로 인해 임원 인사까지 늦어져 정상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각 국책은행 CEO는 대내외 행사에 참석하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윤용로 기업은행장,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박해춘 우리은행장 등과 더불어 양천식 수출입은행장,홍석주 한국투자공사(KIC) 사장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책금융기관과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의 CEO는 모두 사표를 냈다.

산업은행은 김 총재의 사퇴 및 민영화 논의 때문에 공석인 4명의 임원 인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기획관리본부장 공공투자본부장 신탁본부장 IT본부장 등 4명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김 총재의 재신임 문제에다 임원 인사 등이 겹쳐 직원들이 만나면 인사 얘기만 한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이러한 점을 의식,지난 14일 예정에 없던 임원회의를 소집해 "정부의 민영화 방침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평소처럼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그 자신도 내부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윤 행장도 최근 임원회의를 열어 "외부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각자 업무에 충실하는 것만이 은행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대내외 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하고 있다.

15일엔 충남 아산에서 중소기업인 70여명이 참석한 현장간담회를 열었으며 16일엔 같은 행사를 전북 전주에서 가졌다.

양 행장은 자신을 포함한 국책은행장의 거취 등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멕시코 출장길에서 돌아와 내부 회의와 결재 등의 경영활동을 평소와 마찬가지로 펼치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들은 "현재의 분위기를 평소처럼 돌려놓기 위해선 정부가 은행장 재신임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길 외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