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로 시작되는 가수 최백호의 노래 제목이다. 가사는 봄맞이가 한창인 계절과는 안 맞지만, 제목만큼은 15일 증시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 것 같다.

15일 지수가 개장 후 소폭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하며 방황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다는 얘기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나, 이번 주에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 대비해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경고가 여러 곳에서 나와있던 터였다.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과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나온 GE의 실적 부진이 시장에 복잡한 메시지를 던지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GE가 금융만 부진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을 함께 영위하는 GE의 사업 구조상, 금융위기가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며 갑작스레 새로운 종류의 불안감이 고개를 드는 것 같다.

동부증권은 이날 “미국의 제조, 생활용품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과 달리 부진하게 나올 경우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이들의 실적에 주목하라”는 보고서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주에 나올 美 투자은행들의 실적은 이미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 상황이다. 그러니 투자은행의 실적은 실제로 부진하게 나와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이라는 지적이다.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는 증시 격언 대로다.

‘많이 빠졌으니 이제 사야 하나, 아니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나’. 투자자들이 늘 해온 고민이지만, 낯선 불안 앞에서 혼미해진 지금은 누구의 조언을 들어야 할 지 막막하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투심의 눈을 멀게 만드는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듬거리며 헤매는 지수로 이어진다.

15일 코스피 지수에도 이런 방황심리가 여실히 반영돼 있다.
낙관적인 시각도 있다. 현재 움츠러든 지수가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라거나 이명박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수혜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권고도 나오고 있다.

반면 약세장에서의 반등(베어마켓 랠리)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비관론도 제시되고 있으니, 이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결국 당분간은 지수의 큰 방향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좀더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보는 수밖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