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태선 교수팀 6년간 조사.."의료인 감염 예방책 강화 서둘러야"

의료인의 결핵발병률이 국내 평균 결핵발병률에 비해 약 14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결핵환자와 접촉이 많은 의료인의 경우는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팀은 국내 한 병원 종사자 8천433명을 대상으로 2001~2006년 사이 결핵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결핵발병률이 1.05%에 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5년도 국내 평균 결핵발병률 0.07%(10만명당 73명)와 비교했을 때 약 14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만큼 병원 종사자의 결핵 감염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 의료진의 결핵 발병에 관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항결핵연맹 국제학술지 4월호에 실렸다.

의료진은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혈액이 든 주삿바늘에 찔려 감염되거나 공기를 통해 결핵균이 전염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6년 동안 결핵환자 치료와 관련된 의사그룹과 간호사그룹, 결핵치료와 관련없는 병원직원 등으로 각기 나눠 결핵발병률을 조사했다.

이 결과 각 그룹의 결핵 감염률은 의사가 0.58%, 간호사가 1.81%, 결핵치료와 관련없는 병원직원이 0.95%로 간호사의 발병빈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간호사 중에서도 결핵환자와 접촉을 많이 하는 부서인 호흡기내과, 내과중환자실,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타 부서직원에 비해 3.4배로 결핵발병률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결핵의 특성상 타 세균성 감염과 달리 감염된 후 장기간이 지난 후에 발병하기 때문에 이들이 병원에서 근무하기 전에 이미 감염되었었는지, 또는 병원 내에서 환자로부터 감염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 부서의 간호사들과 비교할 때 결핵 발병빈도가 유독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병원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병원에서는 의료인의 높은 결핵발생률을 감안, 2004년 후반부터 결핵 고위험부서에 근무하는 간호사에 대해 년 2차례씩 흉부사진을 촬영하고 매년 1차례씩 결핵피부반응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2007년에는 신입간호사 전원을 대상으로 결핵피부반응검사와 결핵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최신 검사인 인터페론 감마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도 결핵환자 발병시 접촉자 조사를 시행하는 등 결핵 선진국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심 교수는 "과거에는 활동성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자원이 충분하지 못해 (의료인에 대한) 결핵감염 예방 차원의 검사들은 시행할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면서 "하지만 경제력이 향상된 요즘은 결핵의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이 증가한 만큼 의료인들의 결핵감염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포함한 결핵감염 예방대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핵은 결핵균에 대해 노출 -> 감염 -> 발병의 3단계를 거친다.

즉 일반 세균은 감염되면 바로 병이 발생하지만 결핵은 감염된 후 경우에 따라서는 수 십 년이 지나서 발병하기도 한다.

따라서 `감염'과 `발병'은 다른 용어가 된다.

일반적으로는 발병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미국과 같이 결핵의 빈도가 낮은 국가에서는 `발병 위험이 높은 감염'을 진단해 발병하기 전에 예방하는 예방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