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장미취안(張謐詮·50) 초대전이 오는 16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경운동 갤러리 아트뱅크에서 열린다.

장미취안은 대도시와 그를 둘러싼 자연 환경에서 포착한 생각을 조형예술로 형상화해왔다.

전시 주제는 '인생의 여로'.복잡한 현대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청색톤의 모호한 이미지로 묘사한 '일행천리' 시리즈 30여점이 걸린다.

그의 작품은 목욕하는 여인,비행기의 이착륙,자동차의 질주 등을 흐릿하면서 어두운 색감으로 묘사해 몽상적인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특징.자연과 도시 문명의 갈등,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공존 등 이질적인 문화의 경계를 깊숙하게 다뤘다.

특히 '일행천리' 시리즈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변주하며 살아가는 중국 대도시 사람들의 고독한 자화상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긴장과 이완,환희와 고통,고독과 분주라는 이분법적 개념들이 집중됐다가 흩어지는 화면이 이채롭다.

그의 작품에서는 도시인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

작가는 "내 작업은 저마다 존재에 대한 다양한 빛깔과 향기를 담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비 바람에 쫓기는 듯 질주하는 자동차나 비행기 등을 통해 숨가쁘게 움직이는 '자아'의 여정을 긴장의 미학으로 풀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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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