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수가정의학과의원'을 운영하는 어광수 원장(44)은 한 달에 두세 차례밖에 라운드를 못 나가지만 지난해 오크밸리CC 원년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하면 오후 8시까지 환자들을 돌보느라 '평일 라운드'는 꿈도 못 꾼다.

토요일도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이런 상황에서 '싱글'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그것은 체력 훈련이다.

그는 새벽 5시가 되면 일어나 헬스장으로 간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빠지지 않는다.

"4년 전에 같은 건물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의사분이 갑지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큰 충격을 받았지요.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1시간30분씩 체력훈련을 한 뒤 출근합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체력훈련은 골프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하체가 안정되면서 일관성 있는 샷을 할 수 있게 됐고 드라이버샷 거리도 20야드 이상 늘었다.

골프를 잘 치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지만 체력훈련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가 골프를 시작한 때는 공군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1994년.입문한 지 1년도 안 돼 첫 '싱글' 스코어를 낼 정도로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완벽한 '싱글'이 된 것은 체력훈련을 한 뒤부터다.

"전에는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샷이 흔들리곤 했으나 요즘은 피곤함을 거의 모를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습니다.

골프에서는 300개의 연습볼을 치는 것보다 30분간 체력훈련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골프연습장에는 주 3회 정도 가지만 헬스클럽은 하루도 거르지 않아요."

그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하체의 견고함을 들었다.

하체만 버텨주면 스윙에 힘이 붙고 미스샷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집중력도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어 원장은 지난해 참가했던 클럽챔피언전에서도 체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금요일 스트로크 플레이로 8명을 선발한 뒤 토요일에 36홀 경기로 결승 진출자를 뽑았습니다.

일요일 열리는 결승전은 사실상 체력전입니다.잘 치는 분들도 체력이 떨어지니까 샷이 뜻대로 안 돼 제풀에 무너지더군요."

어 원장은 또 평상심 유지와 강한 집중력도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요건으로 꼽았다.

"차분한 성격이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샷이 잘 안 되면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데 그보다는 '다음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