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8일 국부펀드 등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기대감으로 전세계 증시가 안정을 찾고 있는데, 국부펀드들은 대부분 금융과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고 있어 주목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유수의 투자은행들이 최근 중동과 아시아의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 향후 증시에서 국부펀드의 위상과 파워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거라는 기대감이 확산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부펀드는 운용자산 자체가 국가의 재산이라 리스크에 민감하다. 이에 익숙하고 잘 아는 지역이나 업종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기간산업(SOC) 투자에 호의적인 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중국의 CIC(외환투자공사), 국영기업들의 해외투자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금융업종과 에너지업종 등 한 국가의 인프라에 관련된 기업 투자가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테마섹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 포트폴리오는 금융 38%, 통신/미디어 23%, 운송 12% 등 금융산업 선호가 상당한데, 이는 테마섹이 금융산업을 한 나라의 기간산업으로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의 CIC는 문화적 동질성과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명성을 고려해 테마섹의 투자사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지난 2005년 이후 언론에 보도된 중국 주요 국영기업과 상장기업들의 해외투자 사례 21건을 조사한 결과, 총 투자금액 466.2억달러 중 37.7%가 에너지업종, 은행/보험업종이 36.8%로 두 업종의 비중이 무려 74.5%였다고 한다.

이러한 트렌드로 볼 때, 금융, 에너지, 소재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국부펀드들의 활동범위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작년부터 세계 주요 국부펀드들의 금융권 투자 급증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과 금융사들의 부실상각 등 특수상황 외에도, 이러한 트렌드의 일부”라며, “이는 결국 우리나라 및 아시아 금융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