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일 김영후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 16명을 전격 직위해제했다.

본청에 이어 산하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추진 중인 서울시가 강공 드라이브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조직 개편안에 반대하는 노조 간부들이 지난달 25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이사회를 물리력을 동원해 무산시킨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감사실에서 조사를 벌인 뒤 상벌위원회를 통해 감봉 정직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울메트로가 잇따라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은 인원 감축에 관한 한 노동조합 측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본청 조직 정원을 2010년까지 1300명(13%)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올 들어 산하 공기업에 대한 인력 감축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가 가장 먼저 2010년까지 전체 인력의 20.3%인 2088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사측은 지난달 25일 이사회가 노조에 의해 무산되자 이튿날 이사회를 다시 소집해 조직개편안(창의혁신 프로그램)을 통과시켰다.

이 같은 사측의 조치에 대해 노조 측은 "조직개편 과정에 걸림돌이 되는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