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증시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매도 공세로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이젠 살 만하다"는 평가가 속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일 "향후 미국 거시경제지표가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한국 내부적으로도 총선 이후 경기 부양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하반기에는 주가가 15~20% 정도 오르는 상승 랠리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1950~2040에 해당되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나올 1분기 미국 투자은행(IB)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는 최근 이머징마켓에서 한국 시장을 최우선으로 추천했다.

이머징마켓에서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추천 이유다.

UBS 안승원 전무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매력적이라고 평가,주식매입을 재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남우 메릴린치 아시아태평양리서치 대표도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영업파트로부터 숏커버링(대차거래 청산을 위한 매수)이 아닌 순수한 장기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전무)은 "1분기 실적이 나오는 이번 달이 주가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올 연말 지수를 2200~2300선까지 제시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며 "이제는 1700선이 추가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경기 관련 지표들은 2분기가 최악일 수 있지만,심리적으로는 이미 1분기에 최악을 지난 것으로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시장 내 한국과 말레이시아,대만을 '비중확대' 국가로 꼽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은 더욱 장밋빛이다.

동부증권은 "PER(주가수익비율)가 12배 수준인 현 지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감이 해소될 경우 16~17배까지 곧바로 회복될 것"이라며 40~5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은 조심스런 분석도 나온다.

이남우 대표는 "기술적 지표들이 돌아서긴 했지만 아직 바닥을 쳤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상대적으로 덜 빠진 한국보다 중국이나 홍콩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