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루머나 다른 수단으로 환율에 부당하게 영향을 주는 행위가 있는지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2일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정부의 인식을 시장에 전달하려는 발언이지만 한편에서는 환율의 움직임에 정부가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차관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지난 1일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한 것은 원ㆍ달러 환율이 이유 없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악성 루머로 환율시장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분들이 있다면 시장 발전을 위해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라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차원에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생뚱맞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전날 시장에 퍼진 '하나로텔레콤 매각대금이 다 돌았다(모두 환전됐다)'는 루머 같은 것은 시장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최 차관이 말한 대로라면 정부 개입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역외세력이 샀느냐 팔았느냐 하는 얘기도 부당행위이고 시세조종이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루머가 맞느냐 틀리느냐 여부를 떠나 차관이 그렇게까지 얘기한 것은 지나쳤다"며 "정부가 원하는 레벨로 환율이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지나치게 나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차관은 또 "모든 정책은 선제적으로 해야 하므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조치가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의 물가대책과 관련해서는 "부당한 매점매석이나 담합행위가 있는지,감세를 통해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등 시장 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가) 정성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9원10전 내린 974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현승윤/주용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