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먼저냐 물가안정이 먼저냐는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향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물가관리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이 또 다시 물가상승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31일 발표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불안의 우려가 강하게 제시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도 물가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이 재확인된 것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자료:한국은행) 3월 9월 3월 2.5% 미만 36% 33% 8% 2.5~3.5% 64% 67% 58% 3.5% 초과 - - 34% 한은이 '팬 차트(Fan Chart)'를 통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상한 결과 중기 물가안정목표범위(2.5~3.5%)를 웃돌 가능성이 34%에 달한 반면 범위내에 머물 확률은 58%로 떨어졌습니다. 물가가 한은의 관리목표를 벗어날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밝히는 문구에도 변화의 조짐이 포착됐습니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앞으로도 물가안정에 유의하면서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하여..." "앞으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지만 유독 '물가안정'과 관련된 문구는 이전보다 오히려 강해졌습니다. (한은, 보고서 확대해석 경계)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반년마다 바뀌는 경제변수를 고려했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성장 중심의 새 정부와 통화정책에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4월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3명의 금융통화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정부와 한은이 힘겨루기를 하는 것도 바로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채권시장,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경기둔화의 우려감을 한은이 평가절하 하는 가운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면서 "상반기에 정책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정부에서도 연일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경기둔화로 수요측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당분간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