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조선업체인 성동조선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선박부품업체에서 선박제조업체로 간판을 바꿔단 지 4년 만에 세계 10위권 조선업체로 성장한 데 이어 최근엔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명사인 초대형 유조선(VLCC) 수주에도 성공했다.

성동조선은 30일 "미국 뉴욕에서 유럽지역 해운회사인 알바(Alba)와 32만t급 초대형 유조선 6척에 대한 납품계약을 지난 28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9억달러어치로 2011년 인도할 예정이다.

경남 통영에서 선박블록을 제작해 대형 조선소에 납품하던 성동조선은 2004년부터 배를 직접 만드는 신조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조선.해운 전문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말 수주잔액 기준 세계 조선업체 순위에서 성동조선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에 이어 8위에 올랐다.

조선업계에서는 성동조선이 이처럼 단기간에 성장한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탄탄한 자본력.성동조선의 최대주주는 군인공제회로 4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도 300억원의 돈을 대는 등 다른 신생 조선사에 비해 자금줄이 든든하다.

신조선 사업 진출 이후 전 세계 조선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성동조선의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2006년 7월 유관홍 전 현대중공업 사장이 성동조선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조선업계의 평가다.

성동조선해양은 2011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드라이 도크(Dry Dock)'를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바다 위에 배를 띄워 작업하는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땅을 깊게 파서 배를 만드는 '드라이 도크'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25만평 규모인 공장부지가 60만평 규모로 확대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3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유 회장은 "2011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