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부족으로 인류빈곤은 필연' 주장 재조명

애그플레이션으로 빛을 본 경제학자가 있다.

바로 18세기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다.

맬서스는 1789년 발간한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사를 통틀어 가장 대중적 이론 중 하나인 맬서스의 이 이론은 인류는 식량 부족에 따라 필연적으로 기근과 빈곤을 겪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으로 이어진다.

당시 유럽은 맬서스의 이 주장에 위기감을 느끼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이후 맬서스가 말한 재앙은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 기근과 빈곤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아니다.

맬서스 이후 세계 인구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농업생산 기술의 혁신으로 식량이 충분히 생산됐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기근이 아니라 과식에 의한 비만이 오히려 사회적 이슈가 됐고 이에 따라 맬서스의 주장은 '쓸모없는 이론'으로 낙인 찍혀 사실상 폐기 처분됐다.

하지만 애그플레이션으로 그의 '비관주의'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은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말한 것과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식량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신흥국의 급성장으로 에너지와 농산물 등이 공급 부족 상황이며 난국을 타개해 왔던 기술 혁신도 더디다는 점을 지적하며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맬서스식 비관주의가 210년 만에 되살아났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