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마다 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서울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회사 정관에 '3월,6월,9월 말 현재 주주에게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금전으로 이익을 배당할 수 있다'는 안건을 상정했다.

2,3대 주주인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이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최대주주인 론스타 등의 지지로 표결 끝에 통과됐다.

금융계에선 이에 대해 론스타가 HSBC와의 외환은행 매각계약이 성사되지 않거나 늦어질 경우에 대비,투자금 및 이익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론스타와 HSBC는 다음 달 말까지 금융위원회(옛 금융감독위원회) 등 관계당국의 승인을 얻는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맺어 놓고 있다.

만약 4월 말까지 금융위 승인을 얻지 못하면 론스타나 HSBC 어느 쪽이라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현재 금융위는 2003년 당시의 헐값 매각 의혹 및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승인을 검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각이 늦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은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의 이 같은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4월 말까지 매매계약이 완료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론스타는 특히 지난해 초 10년 만에 외환은행 배당을 실시,3542억원(세후)을 회수한 데 이어 올해도 1958억원(세후)을 가져갈 예정이다.

지난해 6월 13.6%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팔아 1조734억원(세후)을 챙긴 것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의 75% 이상을 회수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외환은행은 글로벌 스탠더드 및 다른 은행의 동향에 맞춰 정관을 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2003년부터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등 다른 은행들은 분기 배당 및 반기 배당의 근거를 마련했으며 일부 은행은 이에 의거해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론스타가 배당을 받을 경우 HSBC와의 계약대금 중에서 그만큼 차감하도록 돼 있고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분기마다 고배당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